영화/한국영화

말모이 리뷰 후기 실화 "예상을 했던 대로"

나미야할아버지 2019. 1. 8. 08:00
반응형

1월에는 제법 한국영화들이 개봉을 하고 있는데 사실 그렇게 볼 만한 영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예상외로 고전한 12월의 우리영화 3대장으로 인해서 1월 영화도 그렇게 주목을 못 받은 것도 있을테고 말이다. 그나마 1월의 우리영화 기대작 중 한 편이었던 것은 영화 <말모이>였다. 처음 듣고 갸웃할 수 밖에 없는 영화 제목은 '사전'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당연히 배경은 일제시대로 대충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예상이 되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다.

영화 <말모이>는 친한 동생들과의 뒷거래가 걸려 극장에서 해고된 '판수'. 자신만 보고 있는 남매를 위해서라도 돈을 구하든 직장을 구하든 해야한다. 소매치기 능력자 동생과 짜고 간신히 역앞에서 가방을 하나 훔쳤는데, 그 안에는 종이조각만 있었다. 할 수 없이 가방을 돌려주면서 예전에 인연이 있었던 '조선생'을 만나게 된 판수. 그의 소개로 서점의 심부름꾼 면접을 보러 갔는데, 소매치기를 했던 가방 주인이 거기에 있었다. 

 

그는 바로 조선어학회를 이끌고 있는 '정환'. 첫 만남이 예사롭지 않았던 두 사람은 그후로도 꽤 오랜 시간을 티격태격하지만, 어느새 우리말 사전을 만드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하게 된다. 영화 <말모이>는 제목 그대로 우리말 사전을 만들고자 고군분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영화이다. 한글 사전을 만든다라는 것이 지금은 그렇게 특별하게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영화의 시대적인 배경은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이 극에 달했던 1940년대였다라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고 할수가 있다.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바로 그 시기에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우리말 사전을 만들었다라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소재를 가지고 있다고 할수가 있다. 1940년대라 함은 한 아이가 태어나 청년이 될 정도의 시간 동안 일제의 지배를 받은 상태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은 기본이요 독립 자체가 불가능 했다고 생각을 하는 시대였다는 점이다. 그런 시기에서 사라져가는 한글 사전을 만들었다라는 점은 매우 존경스러울만 한 업적이라고 생각을 한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 한국인이라면 뭉클하지 않을수가 없을듯 하다. 영화는 예고편에 계속 등장하는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크다'라는 말로 정리되는 다소 촌스럽고 투박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살짝 아쉬움이 강했지만 그래도 <말모이>에 대해서는 팔이 안으로 굽듯 좋게 평가를 할수 밖에 없을듯 하다. 너무 뻔하지만 그런 뻔함에도 눈물을 흘릴수 밖에 없을듯 하다.

이런 느낌을 주는 영화가 사실 한 두 편이 아니긴 한데, <말모이> 감독의 전작품이 바로 <택시운전사>의 각복이었다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어느정도 일리가 있을듯 하다. 다만 <택시운전사>의 스토리는 매우 탄력적인데 <말모이>의 스토리는 좀 탄력적이기 보다는 늘어진다라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작가가 메가폰을 잡았기 때문에 생기는 약점이 아닐까 싶다.

 

실화에서 소재는 가져왔지만, 영화 <말모이>의 에피소드 대부분은 창작의 산물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가 너무 뻔하다는 점이다. 첫 만남부터 악연이었던 판수와 정환이 몇몇 사건을 통해 의기투합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그런 갈등도 너무 뻔하고 너무 약해서 그런지 스토리가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긴장감 내지는 의외성이 없다고 해야 할까? 뭐 무난한 작품이지만 영화적으로 봤을때 재미적인 부분에서는 매우 약하다는 것이다.

영화가 이처럼 무난하게, 예상대로 진행되다 보니 배우들만의 개성도 그렇게 만힝 두드러지는 것도 아니다. 유해진 배우는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농담 잘 하고 의리가 있어 주변 사람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사람 좋은 아저씨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데 유해진의 매력을 잘 살렸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아는 뻔한 유해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평가를 할수 있을듯 하다.

그리고 윤계상은 <범죄도시>로 이미지 변신을 확실히 했지만 <말모이>에서는 배우 초창기의 무난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할수 있을듯 하다. 부자에 권력도 갖고 있는 친일파 아버지를 둔 조선어학회 대표라는, 이런 영화에 꼭 등장하는 지극히 전형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연기도 매우 전형적으로 한것같다. 물론 그렇다고 두 배우가 연기를 못한것은 아닌데.. 아무래도 연출력이 조금 부족한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조선어학회 멤버로 등장하는 조연군단도 믿고 보는 배우들이라 당연히 연기로는 할 말이 없지만 임팩트가 있거나 그렇지는 않다. 매우 무난한 연기와 무난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난하게 잘 넘어갔다고 할수가 있을듯 하다. 오히려 판수의 딸로 나온 아역배우가 가장 눈에 띄지 않았나 싶다. 이쁜 게 아니라 귀엽게 생긴 아인데, 연기를 다소 어색하게 해서 더욱더 눈길을 끌었다고 해야 할까?

영화 <말모이>는 솔직히 엄청 인상적이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형적인 신파극으로는 나름 나쁘지 않을듯 하다. 마지막에는 한국인이라면 눈물이 찔끔 나게끔 하기 때문이다. 무난하게 보기에는 나쁘지 않을테지만 그렇게 매력적인 작품은 아니라서 그런지 흥행의 결과에 대해서는 그렇게 좋지 않을듯 싶다. 요즘에 한국 영화가 힘을 그렇게 받지 못하고 있는데.. 제발 한국영화가 힘을 발휘하는 작품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