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한국영화

마약왕 리뷰 후기 _ 형보다 못한 아우

나미야할아버지 2018. 12. 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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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최고의 기대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작품은 바로 영화 <마약왕>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생각보다 그렇게 떠들썩 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영화 시장에서 가장 기대를 하고 있었던 작품이었는데 왜 이렇게 떠들썩 하지 않았는지 영화를 직접적으로 까보니 알것 같았다. 확실히 아쉬운 부분들이 너무 많은 작품이지 않았나 싶다.

영화 <마약왕>은 2015년 최고의 흥행작이었던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의 차기작이라 그런지 상당히 주목도가 컸다. 그리고 <내부자들>과 살짝 비슷한 톤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그런지 더욱더 기대를 했던것 같다. 1970년대 실존했던 인물을 모티브 삼아 만든 작품으로 이쯤되면 감독의 전작들과 비교를 통해 범죄 느와르 영화에 대한 욕망을 알수가 있을듯 하다.

 

사실 이번 영화도 그런 색깔이 매우 강한 작품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의욕만큼 더 크고 많은 것을 담으려 했다는 점이다. 영화는 초반부터 너무 많은 정보와 캐릭터들을 다루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의 갈래가 너무 많기 때문에 관객들의 집중력은 떨어질수 밖에 없고, 영화는 어수선해 질수 밖에 없었던것 같다.

물론 이것들은 대부분 후반을 위한 복선에 불과했다. 감독의 장르적 욕심이 반영된 장면을 위해 많은 이야기들을 앞에서 쌓아놨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영화가 꽤 산만해졌다라는 담점이 매우 부각되게 되었다. 한 상황과 캐릭터에 몰입하려 하면 다른 캐릭터가 나타나고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식이니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거 깉다.

 

마치 드라마로 만들어야 될 분량을 영화로 줄여서 만든 듯 하니 수 많은 캐릭터와 스토리를 설명하기 급급한듯 보인다.  다른식으로 말하자면 단선적이고 굵어야 되는 이야기가 가늘고 복선이 많은 이야기가 되어 버렸으니 복잡하기 그지없다. 물론 <내부자들>도 적은 인물이 등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부자들>은 주요 인물에 스토리를 집중 시켜서 관객들이 스토리를 잘 따라오게 만들었다라는 점에서 다르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가 추구하는 장점은 꽤 효과적이었다. 당시를 신경써서 재현한 여러 복고풍 미장센들과 음악들이 시대감과 현장감을 리얼하게 살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면에서는 우민호 감독이 꽤나 신경을 쓴것이 나타난다. 특히 이 중에서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악을 넘어서서 극의 분위기를 리드하는 장악의 성격을 띄고 있다.

 

슈베르트 '마왕'이나 당시 해외에서 유행했던 마약을 했던 것 같은 몽환적이거나 고고장의 확실한 댄스곡을 쓰기 때문이다. 굉장히 센스있게 잘 사용을 해서 그런지 음악만으로도 '마약왕'의 흐름과 캐릭터 변화가 느껴질 정도였다고 할수가 있다. 다만 이런 배경음악에 신경을 쓰면서 왜 스토리라인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는지.. 아쉽고 아쉽다.

여기에 송강호 배우의 명연기는 영화가 가장 힘을 준 후반부에 들어서는 '스카페이스'오마주를 넘어서서 극을 장악을 하고 있다. 사실 다른 배우들의 연기들도 인상적인데 캐릭터의 영화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우민호 감독이 가장 잘하는 것이 이런 캐릭터 설정을 잘하는 것인데 <내부자들>에서도 캐릭터가 모두 살렸다고 할 정도였으니 차기작인 <마약왕>은 오죽할까?

하지만 문제는 너무 크게 벌려놓은 이야기와 방향때문에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면서 배우들의 연기가 급변화되고 마치 인물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것처럼 나열 방식이 되었다라는 점이다. 그래서 초반에는 매우 흥미진진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는 듯 하다.  영화의 톤이 전반부와 후반부가 확연하게 달리지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고 생각이 든다.

그렇기때문에 영화 <마약왕>은 <내부자들>의 성공 이후로 야심차게 힘을 준 우민호 감독의 영화라고 생각이 든다. 다만 그 힘이 조금 과해서 너무 많은 것을 다루려 했고, 많은 색깔을 내려 했던 것 같다. 형보다 나은 아우를 만들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봤을때에는 역시 형보다 나은 아우는 없다라는 것에 힘을 실어준 꼴이다. 

어쩌면 <마약왕>이 아니라 <대부>를 꿈꿨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한국의 70년대에 누군가를 상징하는 듯한 캐릭터의 모습은 시대적 반영을 넘어서서 해석까지도 하려 했던 시도들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선명하게 단순화 되지 못한 것이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전체적인 긴장감이 느슨함과 타이트함 사이에서 헤맨 것이다. 감독이 가장 찍고 싶어했던 장면이 무엇인지 눈치챌 수 있을 정도였다. 결국 '마약왕'을 드러내지 못하고 전시하는 것에 그쳤다라는 점에서 아쉽다. 아니 과시하는 데 그쳤다라고 하는 것이 더욱더 정확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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