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한국영화

국가부도의 날 리뷰 후기 그저 신파적인 상업영화

나미야할아버지 2018. 11. 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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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정말 다사다난했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일제시대를 거쳐, 6/25전쟁과 구부독재 정권을 거쳐 IMF를 이겨내고 지금은 2017년 가장 민주적인 방법으로 대통령을 끌어내린 엄청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실화 그 자체가 드라마같은 경우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IMF가 아닐까 싶다. 2018년 이런 드라마적인 IMF를 그린 한국 최초의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국가부도의 날> 시놉시스

모든 투자자들은 한국을 떠나라. 지금 당장
1997년,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 호황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때, 
곧 엄청난 경제 위기가 닥칠 것을 예견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은 이 사실을 보고하고, 
정부는 뒤늦게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한 비공개 대책팀을 꾸린다.

한편, 곳곳에서 감지되는 위기의 시그널을 포착하고 과감히 사표를 던진 금융맨 ‘윤정학’(유아인)은 
국가부도의 위기에 투자하는 역베팅을 결심, 투자자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을 알 리 없는 작은 공장의 사장이자 평범한 가장 ‘갑수’(허준호)는 
대형 백화점과의 어음 거래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소박한 행복을 꿈꾼다.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단 일주일. 
대책팀 내부에서 위기대응 방식을 두고 시현과 ‘재정국 차관’(조우진)이 강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시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IMF 총재’(뱅상 카셀)가 협상을 위해 비밀리에 입국하는데…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 
1997년,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올해 하반기 가장 핫한 작품 중에 하나로 화려한 캐스팅에서 먼저 놀라고 한국 최초로 IMF를 그렸다라는 점에서 두번 놀라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김혜수 배우가 “시나리오를 읽고 피가 역류하고 맥박이 빠르게 뛰었다”고 평가를 했었기 때문에 더욱더 조명을 받았던 작품이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근대화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던 사건을 현실감 넘치는 구성으로 그렸다고 하니 기대가 되지 않을수가 없을듯 하다. 과연 얼마나 IMF를 잘 그렸을지,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 대결도 기대감을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IMF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이들은 매우 많을 것이다. IMF가 터졌을 때에는 고작 20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도 IMF의 고통을 지우지 못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IMF라고 한다면 초등학교때이기 때문에 기억도 남았을 것 같지만 공무원이었던 부모님과 주위에도 공무원 부모님을 둔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렇게 피부로 와닿았던 사건은 아니었지만 대학교에 들어가서 마케팅을 전공하며 한국에서 엄청난 사건이었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던듯 하다.

 

사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보면 영화 <빅쇼트>가 많이 오버랩되는 부분들이 많았던듯 하다. 일단 영화는 주요 4명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흘러가는데 ’국가부도’의 위기를 알고 고군분투하는 한국은행 팀장 '한시현'(김혜수)과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비공개 대책팀으로 국가를 위로 치닫게 만드는 '재정국 차관' (조우진), 위기는 곧 기회라고 생각을 하는 배팅하는 금융맨 '윤정학' (유아인), 그리고 가장 많은 관객과 공감할 수 있기에 더욱 더 절박했던 '갑수' (허준호)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 4명의 인물은 영화 내내 만나거나 접점이 있지는 않지만 국가 총유의 사태라는 점에서 그들은 하나로 연결을 하고 있다. 이런 국가의 사태에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어서 굉장히 현실감 넘치는 느낌을 주고 있다. '한시현'과 '차관'의 다툼은 '윤정학'의 배팅 찬스가 되고, ;갑수'에게 고스란히 피해로 돌아가는 모습이 매우 긴장감을 형성하기에 적당하였고, 현실감을 넘어서 거의 소름이 돋을 정도로 잔인하게 보이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매우 긴박하게 진행이 되기 때문에 관객들은 영화에 집중을 할수밖에 없는듯 하다. 다만 전문용어들일 많이 나오기 때문에 어떤 이들에게는 약간 어렵게 느껴질수도 있을듯 하다. 물론 자막으로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지만 전문용어가 왜 전문가만 쓰는 것일까? 사전적 정의만 옮길게 아니라 경제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대다수의 관객들에게 더 쉽게 풀어 설명을 하는 것이 더욱더 필요해 보였다.

그리고 영화 <국가부도의날>에서는 <빅쇼트>가 너무 많이 보이지 않았나라는 점도 약간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전반적으로 영화가 <빅쇼트>가 아니었으면 작품 자체가 나오지 않았을것 같은 장면들도 보이고, 일단 유아인의 캐릭터 자체가 <빅쇼트>의 주인공들을 합친 캐릭터라는 점이다. 물론 <빅쇼트>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국가부도의 날>도 제법 매력적이게 다가오겠지만 이미 <빅쇼트>를 본 이들에게는 영화가 너무 비슷하지 않나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더욱더 큰 문제는 두 영화 바라보는 국가위기사태의 근간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빅쇼트>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주원인은 투자은행의 지나친 탐욕이라는 문제점을 정확히 콕 찝어 객관성을 유지하고 비판을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런지 주인공이 똑같은 금융지식을 이용하여 통쾌하게 먹일때에는 작품을 보는 관객들이 모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국가부도의 날>은 무능한 정부와 언론, 정치인, 이기적인 재벌들에게 모든 문제는 떠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형적인 분노폭팔과 감성팔이로 관객들에게 동감을 불러일으킬려는 수작(?)이 너무 눈에 보듯 뻔하다는 점이다. 사실 IMF는 이런 단순한 원인으로 이루어 지지는 않았다. 더욱더 세분화적이고 다각적인 시각에서 봐야 한다는 점인데 정책적인 실수도 다분했고, 대외적인 악재 또한 IMF에 한몫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오랫동안 이어졌던 군사정권의 정경유착으로 인한 주요 대기업들의 부실화로 인해서 IMF가 아니어도 기업들은 재정축소가 불가피 했던 상황이었다.

 

여기에 무리한 국가 산업으로 인해서 외환보유가 매우 저조한 상황이라 국가부도는 사실 모든 경제학자들이 예견을 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런 복잡하고 다분화된 이유가 아닌 매우 단순화하여 스토리 작업을 한듯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결과만 있고 원인은 없는 꼴이 되었고, 소시민들의 참담한 현실만 영화를 보고 온 꼴이 되었던 점이다. 그래도 이런 신파적인 부분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제법 먹일듯 보이지만 역작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상당히 보이는 작품이다.

당시의 시대상황을 전혀 고민한 흔적이 없고, 그저 흥행을 위한 매우 단순한 상업영화에 그쳤다라는 점에서 영화가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이런 시대에 대한 배경을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고, 캐릭터들의 동기와 심리변화까지 보여줄려고 하려니 중구난방같은 느낌도 어느정도 보이고 있다. 물론 엄청나게 화려한 캐스팅은 배우들의 연기력 대결을 보는것 같아서 보는 재미는 다분한 작품이다. 뭐 하나같이 연기라고 한다면 주름 한번 잡아본 배우들이니 그럴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렇게 좋은 배우들을 가지고 내놓은 결과물이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수가 없을듯 하다. 분명 IMF에 대해서 다룬 작품인데 그저 사업을 하다가 망한 가장의 비극적인 생활을 보여주는 흔해빠진 영화와 무엇이 다른 것일까라는 생각을 한번 하게 되는듯 하다. 물론 상업영화라는 것이 흥행을 위해서 실화를 바탕으로 할시 당상한 사실들을 각색하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말 그대로 다큐가 아니고 영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화를 영화화 한다면서 당시의 시대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편적인 모습만 보여주었다라는 점이 상업영화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모두 인정받을수가 있을까? 개인적으로 문화라는 컨텐츠는 굉장히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무장공비폭동으로 알고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은 사실 그런것이 아니었다라는 것은 드라마 <모래시계>로 시민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제주도의 4.3사건 역시 많은 이들은 공산주의자의 소행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았지만 현기영 작가의 <순이삼촌>으로 인해서 이것이 사실이 아니었다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 외에도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보여주었던 보도연맹사건, 영화 <1987>, 영화 <택시운전사>, 영화<변호인>, 영화 <남영동 1985> 등등 당시의 시대상을 잘 담고 있는 상업 영화들도 많이 볼수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국가부도의 날>을 보면서 IMF가 이렇게 진행이 되었고, 이런 시대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었구나라고 생각을 할수는 없을듯 하다. 그저 부모님들의 시대의 IMF를 겪으면서 정말 힘들었구나 라고 생각을 할뿐이다. 그 외에 다른것들을 볼수도 없고, 느낄수도 없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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