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한국영화

영화 명당 리뷰 후기 땅과 권력

나미야할아버지 2018. 9. 1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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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영화 <명당>은 추석 개봉 영화 중에서 가장 기대를 하고 있었던 작품 중에 하나이다. 일단 <관상>과 <궁합>에 이은 역학 3부작 마지막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더 기대를 했던 바가 있었고, 확실히 <궁합>보다는 매우 좋았던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다만 <관상>과 <명당>은 호각을 다투는 작품으로 기호에 따라 <관상>이 더 좋았다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명당>이 더 좋았다라고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을듯 싶다. 개인적으로는 <명당>이 더 좋았다.

명당 시놉시스

명당이란,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땅의 기운이다!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지관 박재상(조승우)은 
명당을 이용해 나라를 지배하려는 장동 김씨 가문의 계획을 막다 가족을 잃게 된다.

13년 후, 복수를 꿈꾸는 박재상 앞에 세상을 뒤집고 싶은 몰락한 왕족 흥선(지성)이 나타나 
함께 장동 김씨 세력을 몰아낼 것을 제안한다.

뜻을 함께하여 김좌근 부자에게 접근한 박재상과 흥선은 
두 명의 왕이 나올 천하명당의 존재를 알게 되고, 서로 다른 뜻을 품게 되는데…

 

영화 <명당>은 풍수지리를 주제로 삼아 왕을 뜻하는 '천자'를 낳는 천하제일의 명당을 둘러싼 권력 다툼과 그 속에서 발현되는 인간의 욕망을 빠른 페이스의 스토리로 비교적 밀도 있게 나타내고 있다. 작품에서는 풍수지리가, 즉 땅은 권력자들의 욕망을 잘 드러내고 있는 소재라고 한다. '명당 묫자리'를 중심으로 득세하는 세도 가문과 몰락한 왕족 가문, 그 사이에 선 사람들이 만나서 부딪히면서 균열을 일으키기도 하고 대립을 하면서 만들어 내는 이야기이다.

사실 근래에 풍수지리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과연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될까라는 걱정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들 하나하나에서 조선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는 않았다. 지관이라는 직업을 등장시켰고, 싼 집을 사서 교육열을 부추겨 비싸게 집을 파는 것을 보고 현대 부동산 투기의 모습들과 매우 닮아있었다.

또한 땅의 기운과 사람들의 생활을 활용하여 길흉화복을 점치는 것을 보는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민생들의 삶에 소소하게 미치는 명당부터 나라를 좌우하는 명당까지 스토리라인도 매우 깔끔하게 잘 흘러가도록 만들었다. <관상>을 이미 보았다면 비슷한 양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면 될듯 하다. 그냥 소소한 관상에서 나라의 운명을 바꾸는 관상까지 그리고 그 관상으로 어떻게 인간이 파멸에 이르는지 <명당> 역시 이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간다고 할수 있다.

영화에서 명당이 가지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수 있다. 영화 속 그 시기는 풍수지리에 대한 믿음이 강한 시기였고, 조상 묘자리의 위치가 고위 관직자나 왕에게 영향을 준다고 생각을 했던 시기이다. 그래서 일반 백성 사이에서도 좋은 자리를 택하면 모든 일이 좋은 방향으로 바뀐다고 믿었다라는 점이다.

 

실제 박재상도 자신의 풍수지리 지식을 활용하여 시장의 구조를 재배치하거나 집안 구조의 재배치로 상황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만드는 것이 작품속에서 확인할수가 있다. 영화에서 이게 모두 명당으로 인한 효과라고 보여주고 있다. 좋은 자리에 조상을 묻거나 이장하면 그 효과는 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래서 영화 속 인물들은 명당자리에 심하게 집착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명당이 가지고 있는 믿음으로 인해서 그들이 권력을 쟁취하려고 하는 그 욕심을 정당화시키고 어떤 일도 할 수 있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영화는 이런 명당을 찾이하기 위해서 싸움을 벌이는 일종의 땅따먹기처럼 보일수가 있다. 하지만 과연 명당이 그저 땅따먹기에 지나지 않았을까? 명당은 어떤 명분과 목적 때문에 이용하고, 다른 여러 가지 정치적인 요소를 이용하여 권력 싸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실 영화에서 땅이라는 풍수지리가 매우 중요하게 보이지만 이런 땅에 대한 이야기를 완전히 배제한다고 해서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땅에 대한 이야기를 뺀다고 해도 전혀 이상해 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더군다나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들이 보여지기 때문에 더욱더 영화는 생생하게 다가올수가 있다. 픽션과 팩트가 자연스럽게 엮여서 이어지는 스토리는 꽤 잘 짜여졌기 때문에 동시에 개봉한 <안시성>과 매우 비교가 될수 있을듯 하다. 그리고 왕을 중심으로 2:2 대결구도까지 나름 스토리에 신경을 쓴것이 느껴졌다. 기승전결도 매우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이루 말할것이 없었다.

다만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관상> 수준으로 유머러스한 영화는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어떤이들은 좀 지루하게 느껴질수가 있을듯 하다. 하지만 <관상>과는 다르게 엔딩이 너무 무겁지 않게 끝난다라는 점은 매우 칭찬할만하지 않나 싶다.

 

사실 지성과 조승우의 사극 연기는 좀 우려하는 이들도 많이 있었지만 이미 탄탄한 연기력으로 매우 수준 높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백윤식은 역시 노련함으로 인해서 최고의 존재감을 보여주었고, 유재명 역시 특유의 이미지를 잘 살렸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도 없었던듯 하다. 오히려 좀 색달랐다라는 말이 더욱더 잘 어룰릴듯 하다. 기대를 했던 만큼 잘 만들어진 작품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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