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한국영화

버닝 후기 리뷰 원작 해석 줄거리

나미야할아버지 2018. 5. 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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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데드>로 세계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배우 스티븐연과 영화 <베테랑 >과 <사도>에 엄청난 연기력을 보여준 유아인이 만난 영화가 있다. 바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으로 5월의 또 다른 화제작 중에 하나라고 할수가 있다. 요즘에 이런저런 문제로 구설수에 많이 오르고 있어서 그런지 그다지 좋은 이미지를 주고 있지 않은 배우들이지만 탄탄한 연기력에는 토를 달수는 없는듯 하다.

이창동 감독은 <초록물고기>라는 작품으로 데뷔를 했고,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등 으로 매우 탄탄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감독이다. 그래서 이번 <버닝> 역시 기대를 하지 않을수가 없었던것 같다. 이번 작품은 기존에 보여주었던 작품들과는 약간 다른 느낌을 주고 있어서 그런지 더욱더 매력적인 작품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버닝>은 한두번 봐서 모두 이해하기란 좀 어려울듯 하다.

 

유통회사 알바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종수는 우연히 어릴적 동네소꿉친구인 해미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오는 동안 자신의 고양이를 돌봐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고, 여행에서 그녀는 벤이라는 인물과 사귀게 된다. 이런 해미는 종수에게 벤을 소개해주게 되는데 어느날 벤은 종수에게 자신의 은밀한 취미를 고백한다.

개인적으로 이창동 감독의 영화들을 좋아하는데 이창동은 항상 사회 이면에서 혹은 누구에게 버려진 인물들이 등장을 하고, 이들은 좀더 지금의 상황을 이겨내려 하지만 결국은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그래서 캐릭터의 이면에는 그 어떤 상황이든 무기력함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 <버닝>도 이런 정체된 캐릭터들이 나오는데, 밝은 미래를 꿈꾸지만 정작 골방에서 나올 의지도 없고, 돈도 없고, 용기도 없는 종수와 아르바이트로 전전긍긍하는 해미, 그리고 돈과 자유를 모두 가지고 있지만 즐거움을 찾아 헤매고 있는 벤까지 이들의 이면에는 무엇인가 깊은 무기력함을 가지고 있다.

해미는 종수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귤을 까먹는 시늉을 하는데 이를 보고 종수는 잘한다고 칭찬을 한다. 이때 해미는 “간단해. 귤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귤이 없다는 걸 잊어버리면 돼” 라고 하는데 이는 <버닝>에서 가장 중요한 대사가 아닌가 싶다. 실체를 찾으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체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기존의 다른 영화들은 증거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실체에 가까워 지는데 영화 <버닝>은 증거가 나오면 나올수록 그 실체에 가까이 가기 어려워 지는 것이다. 그래서 벤은 비닝 하우스를 태울것이라고 하지만 정작 타는 비닐하우스를 발견할수는 없었던 것이다. 원작과 비슷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결국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끝을 냈지만 영화는 환영으로 끝을 맺었다. 그래서 작품을 보고 난 다음의 느낌은 전혀 다른듯 하다.

원작과 영화 중에 어떤것이 더 나은가라고 생각을 한다면 결정을 내리지 못할 정도로 둘의 매력은 매우 상이하다. 무라카미하루키는 전후 사정을 설명하지 않고, 오직 그 상황만 집중을 하게 만들어 해석을 독자에게 떠미는데 이런 불친절함은 하루키만의 특성이라고 할수 있다. 영화 <버닝>은 기본적인 스토리라인은 <헛간의 태우다>를 쫒고 있지만 뛰어난 연출력이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할수 있다.

영화 곳곳에 뛰어난 미장센들을 볼수가 있는데, 종수가 남산타워를 보고 자위를 하는 장면이라든지, 3명의 캐릭터를 화면에서 배치하는 방식이라든지, 영화 장면 하나하나 공을 들여 만들었다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영화적인 미장센을 보는 재미도 매우 쏠쏠한 작품이다.

어떻게 보면 스토리라인은 매우 단순한 편이라 그런지 이런 스토리 그자체로 받아드리면 영화는 매우 지루하고 뻔하게 받아드리지만, 매우 입체적인 캐릭터와 영화 <버닝>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 또한 한국 사회의 젊은 층들이 가지고 있는 삶에 대한 이면, 미장센 등을 생각한다면 매우 좋은 영화라고 할수 있다. 유아인 팬이나 스티븐연 팬이라서, 상업영화를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추천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창동 감독의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매우 훌륭한 영화가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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